1년 2개월을 외친 사람
인천 연수을. 미래통합당 민경욱 후보는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에게 2,893표 차이로 졌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 “사전투표가 조작됐다.”
1년 2개월 동안 그는 투표지의 일련번호를 손에 쥐고 기자회견을 열었고, 소송을 끌고 갔다. 많은 이들이 그를 음모론자라 불렀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대법원이 응답했다 — “표를 직접 열어 보자.” 의혹이 시작된 지 1년 2개월 만에, 봉인이 풀리는 날이 잡혔다.
▶ 출처 — 로타임즈 — 첫 QR코드 검증 재검표상자가 열리다
2021년 6월 28일 오전 9시 30분. 대법원 특별2부(재판장 천대엽)의 검증이 시작됐다. 사전투표지의 QR코드를 추출해 대조하고, 일련번호를 확인하고, 12만 7천여 표를 전량 사람 손으로 다시 셌다.
그것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9시 30분에 시작한 검증은 해를 넘겨 다음 날 새벽 7시에야 끝났다 — 꼬박 22시간. 재판부도, 변호인단도, 참관인도 밤을 새웠다.
그 긴 밤의 끝에서, 변호인단의 한 사람이었던 유승수 변호사는 끝내 모든 걸 다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없었습니다.”
▶ 유승수 변호사 육성 — 오벧에돔방송 — 6·28 연수을 재검표 현장신권다발
그 밤, 사람들의 눈이 한곳에 멈췄다. 한 번도 펼쳐진 적 없는 듯 빳빳하게 붙어 있는 사전투표지 묶음. 마치 은행에서 갓 나온 새 지폐 다발 같았다 — 그래서 ‘신권다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의혹은 단순하고도 강렬했다. 사전투표지는 유권자가 받아, 기표소에서 접어, 투표함에 넣는다. 그런데 접힌 자국이 없다면? 누군가 한꺼번에 찍어내 통째로 집어넣은 표가 아닌가?
그 밤, 많은 사람이 숨을 죽였다. 그리고 믿었다 — “이것이 바로 증거다.”
▶ 출처 — 파이낸셜뉴스 — ‘신권다발’ 투표지 의혹과 감정그리고, 감정이 시작됐다
표를 다시 세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이상한 표’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 전문가의 감정이 남아 있었다.
투표용지를 감정한 사람은 신수정 충북대 교수.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그 감정인을 추천한 쪽이, 다름 아닌 원고 민경욱 측이었다는 점이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고른 전문가가, 그 의혹의 핵심 증거를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이제 그가 무엇을 말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
▶ 출처 — 파이낸셜뉴스 — 감정 전문가는 민경욱이 추천했다에필로그 — 그래서, 그 밤은 무엇이었나
결말은 통쾌하지 않다.
신수정 교수는 종이의 재질·인쇄 상태·잉크를 종합적으로 실험한 끝에 결론 내렸다 — 위조가 아니다. ‘신권다발’이라며 제출된 투표지 10장 중 6장은, 실제로는 ‘접힌’ 표였다. 일련번호에도 이상이 없었다. 재검표 결과는 관외사전투표 일부를 빼면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와 사실상 일치했고, 발견된 무효표 약 300장도 2,893표 차이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대법원은 2022년 7월 28일, 민경욱의 청구를 기각했다(2020수30).
그러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쪽은 지금도 반박한다 — ‘종이가 진짜라고 해서 디지털 조작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진짜 용지도 부정하게 투입될 수 있다)’, 그리고 ‘판결이 범죄자를 콕 집어 특정하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입증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법정이 이상했나, 의혹이 과했나. 그 22시간의 밤이 ‘조작의 흔적’이었는지, 아니면 ‘오해의 밤’이었는지는 — 여기까지 읽은 당신의 판단에 맡깁니다. 분명한 건, 12만 7천 장을 22시간 동안 손으로 다시 세는 그 밤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기록이 판결문과 감정서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 ‘신권다발’ 등은 원고(민경욱) 측이 제기한 의혹이며, 법원과 감정인(원고가 추천한 신수정 교수)은 위조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본 글은 그 밤의 경과를 사실에 기반해 재구성하되, 양측 주장과 법원의 결론을 모두 담은 ‘열린 이야기’입니다 — 부정선거가 입증된 이야기가 아닙니다.